┗ 골 목 Film 2008. 8. 13. 10:39

한낮.. 태양이 머리위에서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바람한점없이 후끈거리는 날이었지만,

책방골목을 가려했던 일정을 갑자기 바꾸어 영도 영선동을 향했다..

바다 바로위 언덕위에 줄지어있는 영선동..
시원한 풍광으로 펼쳐진 영도 앞바다와 옹기종기 떠있는 배들.. 반짝이는 물빛..
아무도 나와있지 않는 한낮이어서인지 시간은 그대로 멈춰버린듯했다..

사진을 담기전 잠시 바다를 보며 상념에 빠진다..

흰여울길.. 아마도 바다가 없었다면, 비개발지역의 달동네와 별반 다를게 없을것이었다..

골목골목을 지나칠때마다 문을 활짝 열어놓은 방안에선 올림픽중계 방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가을날 선선한 날이었다면 골목을 뛰어다니는 아이들도 볼수 있었으련만..
정적이 흐르는 그길에서 오히려 홀가분하게 사진을 담았는지도 모른다..


중간중간 계단을 내려서면 해안산책길과 맞닿아 있다..

아침 조깅도 저녁 산책도 하기 그만인 곳이었다..

시원한 바닷바람과 수평선까지 탁트인 풍광.. 빨래도 호강을 한다..

백일홍이 지면.. 여름도 조금씩 물러나고 있는것이다..

한참을 지났을까? 골목 한귀퉁이 그늘진곳에 할머니 네분이 자리를깔고 먹을거리와함께 담소를 나누고 계셨다..
셔터를 누르고 싶은 마음 굴뚝같았지만.. 여전히 나는 타인얼굴에 카메라를 들이대지 못하고있다..

어떤이는이곳 영선동을 그리스의 산토리니와 비교를 했고, 어떤이는 이태리의 포지타노를 떠올렸다고도 한다..
주어진 조건은 비슷할지언정.. 멀리 빌딩숲과 대비되는 모습은 흰여울 사람들의 고달픔이 엿보이는 장면이기도하다..

빛이 부족한 책방골목을 가고자 준비했던 필름이 감도400밖에 없었으므로,

조리개를 한껏 조였음에도 대부분의 결과물은 이렇다..

해안 산책길위로 흰여울길의 영선동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 보는 영선동은 색다른 풍광으로 다가온다..



이름이 이쁜 흰여울길을 걸으며 길을 재대로 찾아가고있을까?

이쪽길이 아닌 반대쪽으로 더 가야하진않을까? 머뭇거릴때기있다..

... 부질없는 생각들이다..

복잡한길을 만날때마다 화살표로 길을 잃어버리지않게 안내하고 있다..

날씨와 시간을 잘못 선택하고 온 하루..
바다와 함께 담아내려했던 사진들은 내내 태양과 맞짱을 떠야했고,
하루중 가장 더운 그 시간에 완전히 태양에 노출해놓은 내 피부는 빨갛게 익어가고 있었다..

가을날.. 나는 그곳에 다시 가보고싶다..







Nikon f100

50mm f1.4 / 20mm f2.8

Fuji 컬러네거티브 수퍼리아400

( Fuji FDI S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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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늘연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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