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 Digital 2009. 8. 24. 14:15

섬 여행은 언제나 설레임을 안겨다 준다..

올해 출사나 여행중 가장 맑은 날씨가 아니었나 싶다..

비진도는 통영 사투리로 물에서 툭 삐져나온곳, 즉 "비진곳"이라 하여 비진도라 불린다고 한다.

비진도의 지명유래는 견줄(比) 보배(珍)으로 산수가 수려하고 풍광이 아름다울 뿐 아니라,

해산물 또한 풍부하여 가이 "보배에 비할만한 섬"이라는 뜻에서 유래 되었다고 전해온다.

또 다른 이야기로는 조선시대 이순신 장군이 ‘왜적과의 해전에서 승리한 보배로운 곳’

이라는 뜻에서 비진도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통영는 내항과 외항 두곳에서 배가 접안을 하는데, 여객사에 따라 내항또는 외항에 입항하게된다..

나와 일행은 통영여객터미널에서 외항으로 들어오는 배편을 이용했다.

멀리 선유봉 밭아래 방파제가 있는곳이 비진도 외항의 모습이다..

비진도 해수욕장..생각보다 작은 섬과 백사장이 의외였다.. 사진의 힘이란...^^;


나가는 배편은 미리 예매해두는것이 좋다..

배에서 내리면 바로 오른편에 있는 저곳천막에서 표를 끊어주는데,

우린 화장실 건물이 매표소인줄 알고 갔다가 다시 돌아왔다..^^;

제트스키.. 바나나보트.. 여느 해수욕장에서 즐길수 있는 놀이가 갖춰져있다..

뽀오얀 백사장의 모래는 부드러워 보였고, 물은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일만큼 맑고 깨끗햇다..

무엇보다 복잡하지 않고 한산한 그곳에서의 휴가는 그야말로 휴식을 취할수 있는 곳이 아닐까 싶다..

멀리중앙에 위치한섬이 대매몰도 오른쪽 섬이 소매몰도다..

점심을 먹을 요량으로 식당을찾아봤지만, 마땅한 곳이 없어 백사장 뒷편 몽돌 해수욕장 앞 구멍가게에서

라면과 따끈한 고구마를 시켜 먹었다..

60을 넘긴 여인은 딸넷있는 홀애비에게 속아 결혼해서 또 딸을 넷 낳고 일찍 가버린 신랑을 대신해

여덟자매를 키워내고, 모두 뭍으로 출가를 시킨후 홀로 이곳을 지키고 있다한다..

몇해전 태풍에 가게와 집이 몽땅 날아가버려 4천만원을 들여 민박이 딸린 콘크리트 가게를

다시 지었지만 딸들도 넉넉치 못해 빚을 내어 혼자 꾸려간다고 한다..

[에혀, 고생하셨네요..정부에서 보상을 좀 주지 않던가요?]

"7백만원 나왔어.. 그걸론 택도 없지만.. 그래도 안주면 어쩔거야.. 그거라도 고맙지.."

그리곤, 전처의 딸 넷이 아비 죽은뒤 전화한통없이 8년을 넘게 연락한번 없다며,

이런 저런 넋두리를 우리에게 털어놓는다..

"에고 내가 별 소릴 다하제?"

[아닙니다.. 우린 그냥 지나가는 객인데.. 좀 털어놓으심 어떻습니까?

조용한 섬 이렇게라도 말동무 하셔야죠..]

그리고, 우리가 라면을 다 먹고 고구마를 다 먹을 동안 늙은 어미의 늙두리는

바람도 멈춰버려 물결하나 일지않는 비진도 먼 바다위로 무겁게 흘러가고 있었다..


가게 주인과 인사를 나누고 선유봉이 보이는 전망대를 오르기 시작했다..

날씨가 워낙 뜨겁게 내리쬐던날.. 골목에 펼쳐놓은 곡식은 바싹 기분좋게 썬텐을 즐기고 있다..


비진도엔 전망대라고 따로 있지 않다.. 10분정도 천천히 시멘트로 잘 닦여진 길을 오르다보면

조금씩 조금씩 선유봉과 백사장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까지 등산을 한다면 더 멋진 풍광을 볼수 있겠으나, 뜨겁게 내리쬐는 8월의 이 더위속에

이 정도의 풍광을 볼수 있는것만으로 만족할수 있었다..


비진도..

뽀오얀 백사장 아래 옥빛보다 맑고 깨끗하던 물빛..

그리고, 먹먹한 가슴을 안고 사는늙은 어미의 모습을 가진곳..

섬은 항상 다녀 오고 난 후, 더욱 기억에 남는다..

즐거웠던 그렇지 않던.. 섬은 늘 그리운 그곳이다..



@ 2009. 08.22. 비진도

photographed by Lan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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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늘연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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