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alog Story 2009. 10. 22. 14:23

느리게..다르게..행복하게..

달팽이라는 방송프로에서 부산/경남일대를 제주 올레길처럼 걸으며

소소한 풍경과 자연 그리고 사람이 어울어 살아가는 농로길을 따라

산책을 즐기듯 걷는길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친구의 제안으로 지난 토요일 느즈막히 떠난길..

잘 찾을수 있을까 하는맘 반, 가볍게 떠나는 10월의 기분좋은 발걸음 반

그렇게 남산동에서 노포동까지 5시간의 산책이 시작되었다..


남산동 8번출구를 나와 동래베네스트골프장 입구로 들어서는 길로 연결되어있다..

짧은 길이었지만.. 가을 낙엽과 따스한 햇살아래 고목의 그림자를 드리운 풍경이

생각보다 참 운치있고 좋았다..


햇살을 받으며 눈길을 끌고 있는 여름 끝자락의 초록 잎사귀..


꽤 오래되어 보이는 굴다리.. 부산 살면서 차로도 가보지 않은 길이다..



하늘거리며 마음을 간지럽히는들꽃..

앞서가는 친구의 모습을 닮은 꽃이다..



주렁주렁 조롱박들이 풍요로운 가을의 서막을 알리는듯했다..


버스가 서지않을거 같은오래된 콘크리트 정류장..

낡았지만, 정겨운 그 풍경.. 아직도 건재히 마을주민을 실어나르고 있다..



담쟁이 넝굴은 황토옷입은 담벼락을 집어삼킬듯 무성히 넘나들고 있다.


수련의 행렬..

매일아침 30분씩 모 선원에서 아침 수련걷기를 한단다..

단체 승복을 입고 사뿐사뿐 걷는 모습이 가을풍경과 잘 어울어졌다..

아마도 이 산책길을 떠올리면 여행스케치의 노래가 생각날거 같다..

[라일락 향기 날리는 싱그런 아침이 오면 날아 가는 저 새처럼 날고 싶은거야~~]

노랗게 익은 홍시..

난 아직 가을을 시작도 하지 않은듯한데..

계절은 벌써 가을을 보내려하는거 같아 못내 서운한 마음이 앞선다..


상현마을 돌아나가는길.. 곱게 다듬어진 향나무길이 폭신한 초록이불처럼 양옆으로 뻗어있다..


잔듸밭 잠시 회동수원지를 바라보며 휴식을 취했다..

까르르 거리며 추억 사진을 담고 있는데.. 어떤 시선이 느껴져 내려다보았다..

녀석.. 외로워 보인다..

살짝 앉아주고 싶었지만, 난 큰개가 무섭다..^,.^;


이날은 맨드라미꽃과 같은 종류의 거미를 곳곳에서만나게 되었다..

너도 가을을 즐기고 있는거니...........?



오후 해를 넘기려는 순간.. 하얗게 반짝이는 억새풀이

또 한번 마음을 간지럽힌다..

거의 5시간의 산책길.. 잠시 헤매기도 했지만,어느날보다 게운하고 마음 편안했던하루..

희미해졌지만, 두손 맞잡은 손.. 그렇게 동무가 있어 행복한 달팽이걸음의 하루였다..

@ 2009. 10. 17. 남산동/노포동

photographed by LanYoung

Nikon f100

50mm f1.4

DNP 센츄리아 200

(후지FDI S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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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늘연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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