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 찰 Film 2012. 5. 16. 10:03

영덕 운서산에 자리잡고 있는장육사는 나옹 혜근 스님이 창건하신 절이다..

1355년 고려 공민왕4년 이었으며, 조선시대 세종때 산불로 사찰 전체가 불탄 뒤 중건하였으나,

임진왜란 때 페허가 되었고, 얼마 후 다시 창건한 절이다..

현재 장육사는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3점과 보물이 모셔져 있는곳이다..

전날 블루로드길을 걷고 숙소에서 잠을 청한뒤 칠불산 자연휴양림으로 가려는 마음을 바꿔 숙소 근처 장육사에 들러기로했다..

이런 아침 사찰의 호젖한 기분을 만끽하고 싶었다..

신선한 초록과 분홍과 뽀얀 흰꽃들이 봄의 아름다움을 더해 기분을 업 시켜준다..


사찰에 들어서니 접벚꽃이 바람에 후두두둑 마지막 꽃잎을 날리우고 있다..

따뜻한 봄볕이 작은 평상위에 드리우고 딸랑딸랑 대웅전 처마밑에 달려있는 풍경소리는

엄마품에 안겨 낮잠을 자듯 평화롭게 귀를 간지럽힌다..


건물이 오래되지않아 아쉬움은 있었지만.. 봄기운이 가득해서 인지 사찰을 도는 내내 행복한 기분이다..

대웅전 마당을 들어서니 장육사 전반을 관리하시는 분인듯한 그분이 마당의 꽃이름과 장육사를 창건하신

나옹스님에 관한 이야기도 잠시 해주셨다..

나옹스님은 시 [청산은 나를보고..]를 쓰신 분이다..


어릴적 책을 읽어보면 꽃이 나를 보고 인사한다.. 풀잎이 나를보고 손짖한다..라는 등의글들을 보게 되는데..

정말이날 절 마당에 핀 꽃과 나무와 풀잎들이 마치 아침인사라도 건네듯 이리오라 손짓하는거 같았다..

마당에 토끼풀과 선홍빛 철쭉도 어서오라 반가히 인사를 건네는것만 같은..


접 벚꽃 꽃잎이 바람에 휘날려 석등을 둘러싸고 있다..


금정산 초입 절마당에서 만난 매발톱을 이곳에서도 만났다..

5월에 피는 꽃이란걸 이제 잊어버리지 않을거 같다..


산령각에선 젊은 부부가 모시고 온듯한 어머님께서 조용히 기도를 올리고 계셨다..

젊은 부부는 어린 아이와 마당에 핀 꽃들을 구경하며 모친의 기도가 마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산령각 마당 잔듸위에 저 노란꽃과 민들레 홀씨.. 그리고 토끼풀에서 올라온 하얀꽃이 어울어져 있다.


나옹스님의 토굴이 있었던 자리에 홍련암을 지었다는 이이야기 홍련암으로 발길을 옮기는데..

마당에 서있던 접벚꽃이 바람에 후두둑 날아 올랐다..

그 풍광이 너무 이쁘고 행복해서 한참을 바라보고 서서 기분을 만끽했다..


홍련암 올라가는 길옆에도 꽃과 풀들이 따스한 햇볕과 나무그늘아래 늘어서 소풍온 기분마저 느끼게 한다..


오래전 만들어 놓은 통나무 의자.. 나무 그림자가 드리워져 평화로운 운치마저 느끼게 해준다..

아~ 너무 좋다.. 이른 아침 사람이 북적이지 않는 고요한 사찰의 풍경..

그 작은 행복이 가져다준 가슴 뭉클한 선물이다..


그 잠깐의 길을 내려오며 사진도 찍고 동영상도 담아보고 나무그늘아래 통나무 의자에 앉아도 보고

살랑이는 봄바람을 느끼며 그렇게 한참을 그곳에 머물렀다..


양산 통도사의 본당보다 주위 암자를 즐겨찾는 이유도 작지만 한산하고 고요한..

마음의 치유를 느끼게 하는기운을 얻어서인거 같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 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하네

탐욕도 벗어 놓고 성냄도 벗어 놓고

물 같이 바람 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 2012. 05. 06. 영덕

photographed by LanYoung

Nikon f100

50mm f1.4

mitsubishi MX100

(후지FDI S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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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늘연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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