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ital Story 2014. 6. 14. 10:16

 

여행을 하다보면 뜻밖의 풍경과 조우하는 경우가 많다.

검룡소에서 35번 국도를 타고 만항재를 향하던중 전방 5미터를 내다볼 수 없을만큼 안개자 자욱하게 깔렸다.

 

 

일행의 운전도 신경이 많이 쓰였지만, 또 한편 안개에 쌓인 주변 풍경의 묘한 매력에 기분이 뭐라 형언하기 힘들 정도였다.

부산 경남 근교에선 마주치기 힘든 짙은 안개.. 맑은공기.. 찹찹하게 피부를 감싸돌던 그 느낌..

그 풍광을 보고 그냥 지나치기 힘들어 잠시 차를 멈추었다.

 

 

조금 너른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보니 앞쪽 작은 언덕위로 자작나무 숲이 작게 조성되어 있었다.

둘은 누구라고 할것없이 그곳에 뛰쳐 올라섰다.

 

 

유월 초록의 풀잎을 품고 하얗고 매끄러운 다리를 땅에 디디고 서있는 자작나무를 안개숲에서 만나니

오랜만에 심장박동수가 올라가고 손가락은 이미 신바람이 나 있었다.

 

 

물에 젖은 수풀에 바지가 흠뻑 젖는지도 모르고, 혹시나 파충류라도 나타날까 두려움도 전혀 눈치채지 못할 만큼..

 

그 안개숲에서 한동안 풍경에 취해 그곳을 헤매 돌았던거 같다.

그야말로 삽시간의 황홀경에 혼이 빠져있던 시간..

 

 

결과물을 보니 그 흥분되던 매혹적인 풍경을 절반도 담아내지 못함이 못내 아쉽다.

 

숲속에서 어떤 아이의 아빠 한분이 롤라이를 삼각대에 끼운채 촬영을 하고 있었는데,

그 결과물이 어떻게 나왔을지 무척 궁금해졌다.

 

 

사진을 정리하며 그 감흥과 추억을 실시간 되새김질 할 수 있는것에 참 감사함을 느낀다.

내가 가진 취미중에 수영과 더불어 최고로 손 꼽을 만큼 사진은 내 취향에도 잘 맞고 만족하는 취미인듯 하다.

 

결과물이야 어찌되었던 두고두고 이 풍경을 돌아볼수 있는 기록들..

그래서 이제 여행을 떠나면 실과 바늘처럼 자동으로 따르는 준비물 목록 1호가 되었다.

 

 

동남아 해외여행을 몇번 가봤지만.. 이렇게 소소한 아름다움과 감동을 주는 풍경을 만나보지 못했다.

이 어찌 아름다운 우리강산이 아니라 할 수 있겠나?

 

잊고 살았던... 또 한번 사계절이 있는 이 땅 우리나라가 너무 좋구나 하고 깨닫는 순간이다.

 

 

몽환의  안개낀 자작나무숲의 기운.. 그립고 또 그리울 풍경에 또한번 기억될 추억이 되었다.

 

 

 

 

 

@ 2014. 6. 7. 강원도 태백

 

photographed by Lan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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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늘연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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