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alog Story 2009. 11. 2. 16:58

삼포 가는길..

부산에서 삼포란 송정 바다끝에 위치한 [구덕포]와 해운대와 송정 가운데 위치한 [청사포]

그리고, 해운대 해수욕장이 끝나는 지점 [미포] 이렇게 세개의 작은 포구를 말한다.

해운대 달맞이 고개를 지나 송정으로 넘어가는길 갑자기 시야가 탁~ 트이며,
바다 아래로 둥글게 마을을 품고 이리오라 손짓하는 아름다운 포구.. 청사포

해안가에 줄지어 늘어선 횟집들 야외 파라솔 아래 앉아 즉석으로 구워먹는
조개구이 맛이 일품이던 그곳..


어쩜 그바다풍경보다 어느 여름밤 바다중앙 방파제에앉아 지글지글 맛있게 구워지는
조개구이에 소주한잔의 기억이 더 좋았던탓인지도 모른다..

청사포에서 해운대 달맞이로 가는 문텐로드길을 가려면 이렇게 철길을 걷게된다..

다소 위험해 보이긴 하지만,주의만 한다면사고가 일어날 이유는 없어 보였다..


청사포 해변으로 내려오던길 제주에서 볼법한 돌담뒤로 해바라기와 나팔꽃이 사이좋게 해~바라기를 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걷는 철길.. 50대 부부도 손을 맞잡고 그곳을 걷고 있었다..

추억의 어떤장소를 만나면 10대이든 50대이든 누구나 소년 소녀가 되는듯하다..



청사포 철길을 걷는데 덩치좋은 20대 초반의 군인들이 윗통을 벗고 운동을 즐기고 있었다..

해안초소가 그곳에 있었던거다..

이곳또한 일출을 보기위해 조개구이를 먹기위해몇번을 와보았건만,

역시나 차로 왔을땐 볼수 없었던.. 그리고 몰랐던 풍경들이다

이렇게 느릿느릿 거북이 걸음으로 여유를 즐기며 걷는길에 만날수 있는 소소한 행복이

알고니즘의 일부분이 되는것을...


역광으로 비추어 드는 햇살이 하얀 억새풀에 따스히 스며들고 있었다..

청사포.. 푸른 모래가 있는 포구란 뜻이 아닌가?
그곳엔 푸른모래는 없고 등대를 연결시키는 방파제의 거친 콘크리트에
온몸을 부딪히는 파도소리가 정겨운 곳이다..

추운겨울 일출이 뜰때면 푸른 모래대신 잔잔한 호수처럼 반영도 이쁘게
푸른 바다의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이제 달빛이 아름다운 길 문텐로드에 들어섰다..

숲이 우거진 길.. 바다를 끼고 도는길..

사실 이름과 기대만큼의 길은 아니다.. 일반 산책겸 등산길 정도이지만, 중간중간

전망좋은곳이 나오면 해운대 바다와 멀리 광안대교가 보여 잠시잠시 속을 틔워준다..

확트인 해변과 시원한 바닷바람을 즐기며 걷던 영도의 해안절영산책로와

이기대가 또 부산에 있지 않은가...?


문텐로드를 나와 달맞이 고개를 들어서니 오가는 차와 소음에 살짝 허탈감이 들었다..

촌로를 걷는 평화로움과 해변과 철길을 걷던 풍요로움이 삽시간 사라지는 순간이 아니던가?



오늘의 종착지인 미포에 들어섰다..

서서히 일몰이 지고 있는 미포해변.. 건물과 철길 너머 수평선이 보이는 묘한 기분이 들게하는 곳이다..

조금전 달맞이 찻길을 걷던 허탈함을 살며시 감싸주는듯했다..


동백섬 뒤로 해가 지는 구나..

문명의 이기이기에 공존할수 밖에 없는 고층건물들..

이 아름다운 해운대 해수욕장의 아쉬운 풍경이지만, 년간 몇백만명의 관광객들을 치뤄야하는 이유이기에

또한 받아들일수 밖에 없는 현실 아니겠는가?


해운대 가장 끝자리에위치하고 있는 미포..

작은 어선이 정박할수 있는 아담한 포구와 유람선을 탈수 있는 선착장도 마련되어 있는곳이다..


멀리 깃발내린 요트는 스르르 일몰속으로 빨려드는거 같다..




바다에 황금빛 물이든다..

오늘을 마감하는 햇살을 배웅하며 3시간의 걸음으로 갈수있는 삼포길이지만,

천천히 쉬엄쉬엄 5시간의 여유로움과 자유로움으로 마감하게 되었다..

부산에 살면서 지척에 두고도 모르던 풍경들..

참으로 감사하다.. 바다.. 산.. 사투리가 정겨운 사람들..

이곳에 어울어져사는것에 늘 감사하고, 이 부산이 난 너무 좋다...

@ 2009. 11. 01. 구덕포/청사포/미포

photographed by LanYoung

Nikon f100

50mm f1.4

Fuji 리얼라 100

(후지FDI S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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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늘연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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